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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패시터(Capacitor)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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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M을 아날로그 전압으로 변환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하다가 커패시터(Capacitor)에 대해서 언급을 했었는데, 이것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미루었었네요. 공부를 위한 글들은 아니니 순서대로 써 나갈 필요는 없겠죠? 이번엔 커패시터(Capacitor)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패시터(Capacitor)는 전기/전자회로를 배우기 시작하면 저항기(Resistor)와 더불어 만나게 되는 기본적인 회로소자입니다. 회로를 설계하기 시작하면 도면 위에 저항과 더불어 많은 커패시터를 볼 수가 있습니다.

모든 커패시터에 대한 설명은 유전체(dielectric)을 사이에 둔 도체판으로 설명이 시작됩니다.

커패시터에 대하여 이야기가 시작되면 예외 없이 유전체(dielectric)를 사이에 둔 2개의 도체로 그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유전체를 사이에 둔 2개의 도체에 각각 +와 -의 전압을 가하면 전하량 Q로 대전이 되고 전기장을 형성하는데...... 어쩌구......" 물리학적인 원리로부터 시작하는 커패시터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리고, 예외 없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커패시터의 용량은 마주 보는 두 도체의 면적과 그 사이를 채우는 물질의 유전율(permittivity)에 비례하고, 두 도체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그리고 다음 식이 주어집니다. 커패시터의 용량을 커패시턴스(capacitance)라고 합니다.
$$ C=\varepsilon\frac{S}{d} $$
$C$는 커패시턴스, $\varepsilon$는 도체 사이 물질의 유전율, $S$는 마주 보는 도체의 면적, $d$는 두 도체의 거리가 됩니다.
요즘도 중고등학교 물리 과정에 이 내용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축전기라는 우리말식 표현으로 등장하지요. 물리 시간에 나오는 이런 설명으로부터 물리 시험에 나오는 문제들은 열심히 풀게 됩니다. 좀 더 상위 교육을 받게 되면 중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나오는 것보다 더 복잡하게 해석을 하지만, 여기에서는 이런 물리학적인 원리가 아니라 회로에 사용되는 하나의 회로소자로서의 커패시터를 좀 더 직관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패시턴스의 단위, 즉 커피시터의 용량을 나타내는 단위는 $F$로 쓰고 패럿(Frad)이라고 읽습니다. 시험 문제에는 $\text{1}F$도 등장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커패시터를 다루어 보면 이 $\text{1}F$이 얼마나 클 용량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주로 $10^{-12} F = 0.000000000001 F$, 즉 $1pF$을 기본 단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6}F$, 즉 $1\mu F$ 또는 $10^6 pF$도 큰 용량에 속합니다.

커패시터의 회로 기호는 다음 그림처럼 표시합니다. 극성 구분이 없는 커패시터도 있고, 극성 구분이 있는 커패시터도 있는데, 표시하는 방법은 유사합니다. 두 개의 도체판으로 만들어진 기호입니다.

커패시터의 회로 기호입니다. 극성이 있는 커패시터는 왼쪽 기호처럼, 극성이 있는 커패시터는 오른쪽 기호처럼 표시합니다.

커패시터의 모양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모양을 사진으로 보여 드립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라즈베리 파이 보드 위에도 표면실장형(SMD)의 커패시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모양이 다르다는 것은 특성도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것까지 모두 이야기하자면 너무나도 머리가 아픈 내용이니까 여러 다른 모양의 커패시터를 살펴보는 것까지만 하도록 하죠.

왼쪽 위: 스루홀 전해 커패시터, 왼쪽 아래: 스루홀 세라믹 커패시터, 오른쪽: 화살표로 표시된 소자들이 표면실장형 세라믹 커패시터


커패시턴스(capacitance)는 마주 보는 도체에 대전된 전하량 $Q$와 가해지는 전압 $V$의 관계로 나타냅니다.
$$ C = \frac{Q}{v_c} $$
풀어 말하면 단위 전압으로 대전할 수 있는 전하량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하량의 단위는 C(coulomb; "쿨롬"이라고 읽습니다.), 전압의 단위 V(volt)입니다. 이로부터 유도된 커패시턴스와 전압, 전류와의 관계가 다음과 같습니다. ${v_c}$를 양변에 곱한 후에 양변을 미분한 결과입니다.
$$i_C=C\frac{\text{d}{v_C}}{\text{d}t}$$
미분을 모른다면 이 수식은 무슨 뜻인지 모를 수 있습니다. $\frac{\text{d}v_C}{\text{d}t}$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의, 커패시터 양쪽 끝 전압의 변화입니다. 이 식이 의미하는 것은 캐피시터 양쪽 전압의 변화가 캐패시터에 흐르는 전류를 만들게 되고, 커패시턴스가 클수록 더 많은 잔류가 흐른다라는 것입니다. 전압의 변화가 없다면 0 이겠죠.

커패시터의 동작을 좀 더 직관적으로 바라보겠습니다. 수식에 집착하면 머리가 아프니까요. 회로에서 커패시터를 딱 보았을 때, 이러한 역할을 하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으려면 정성적인 특성을 염두에 두고 직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2가지만 기억을 하세요.

  • 전압의 변화는 전류를 만든다. 전류는 전압의 변화를 만든다. 전압의 변화가 없으면 전류는 0이다.
  • 커패시터 양단의 전압은 갑자기 변하지 못한다. 어느 시점의 직전의 전압과 직후의 전압은 동일하여야 한다라는 것이데, 좀 더 어려운 말로는 커패시터 양단의 전압 번화에는 미분값이 존재하여야 한다라고도합니다. 그냥 갑자기 변하지 못한다라고 기억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그림을 보면서 살펴보도록 하죠.

이 그림을 보면서 커패시터가 있는 회로의 전압의 변화와 전류의 흐름을 생각해 볼까요

그림에서 전압 V가 증가하려고 하는 경우를 먼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V가 증가하려고 하는 경우, 커패시터로 흐르는 전류가 증가하여 빨간색 화살표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커패시터가 전하를 모으는 동작으로 전압 증가를 지연시킵니다. 이 동작을 충전(charging)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전압 V가 감소하려고 하는 경우, 커패시터로부터 전류가 파란색 화살표로 표시한 방향으로 흘러나오게 됩니다. 이 동작을 방전(discharging)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커패시터의 충방전으로 초록색 화살표로 표시된 저항으로 흐르는 전류를 유지하려는 동작을 하게 되어 결론적으로 저항 양쪽의 전압을 유지하려고 하는 동작을 하게 됩니다. 천천히 충방전이 일어나는 경우, 즉 입력 전압이 매우 느리게 변화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지연을 보이면서 전압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겠지만, 충방전이 더 빠르게 일어나는 경우에는 부하로의 전류와 전압을 더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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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충방전 모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순간적으로 전압이 변하는 경우에 대한 모델입니다. 순간적으로 입력전압이 증가하는 경우, 순간적으로 입력전압이 감소하는 경우의 모델입니다. 한 가지 경우만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나머지 다른 하나는 똑같은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RC 회로라고 흔히 불리우는 회로의 모델입니다.

왼쪽의 모델이 입력 전압이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이고, 그 아래에 관련 전압/전류의 변화를 그래프로 표시하였습니다. 2가지 경우 모두, 파란색으로 입력 전압의 변화, 분홍색으로 전류의 변화, 초록색으로 출력 전압에 해당하는 커패시터의 전압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커패시터의 초기 전압은 0V로 가정합니다. 0V가 입력으로 오랫동안 인가되었기 때문입니다. 전하가 하나도 없는, 완전 방전된 상태로 시작한다고 생각하세요. 입력 전압이 0V에서 순간적으로, 실제 회로 동작에서는 완전히 순간적인 변화라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거의 순간적으로, 1V가 되었습니다. 이때, OUT1의 전압은 0V이고 커패시터의 양쪽 전압은 순간적으로 변할 수 없으니, IN1과 OUT1과의 전압차이가 R1에 인가되어, 최초 전류가 흐릅니다. 옴의 법칙에 따라서 $\frac{\text{IN1}-\text{OUT1}}{R1}$ [A]가 흐르는 전류입니다.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이 전류에 의하여 커패시터는 충전이 되고 전압이 올라갑니다. 커패시터의 전압이 올라가면서 IN1과 OUT1의 전압이 같아져서 $R1$에 걸리는 전압이 0V가 되어 전류가 흐르지 않을 때까지 충전은 계속됩니다.


오른쪽 모델은 반대로 입력 전압이 갑자기 감소하는 경우입니다. 입력전압은 오랫동안 1V로 인가되었기 때문에 커패시터의 초기전압 OUT2는 1V입니다. IN2가 순간적으로 0V가 되면, OUT2는 커패시터의 전압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변할 수 없어 1V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 전류는 커패시터로부터 저항 쪽으로 흐르게 됩니다. 커패시터의 방전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분홍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전류가 음의 값을 가지는 것을 눈여겨보세요. 언제까지? 커패시터가 모두 방전되어 커패시터의 전압이 IN2와 같아져서 더 이상 전류가 흐르지 않는, 즉 커패시터의 전압 OUT2가 0V가 될 때까지입니다.

다음의 경우는 어떤 응답일지 생각해 봅시다. 면접을 할 때, 아저씨가 좋아하는 문제입니다. 앞선 모델과 저항과 커패시터의 위치만 살짝 바꾼 것이죠.

저항과 커패시터의 위치만 바꿔 봅시다.

전압이 1V에서 0V로 순간적으로 바뀌는 경우입니다. 완전히 충전된 상태이므로, 이때의 $\text{OUT7}=0V$이고, 커패시터의 초기 전압 $\text{IN7}-\text{OUT7}=1V$입니다. $\text{IN7}=0V$가 되면, 커패시터 양쪽의 전압은 갑자기 변할 수 없기 때문에 최초에는 $\text{OUT7}$의 전압이 음으로 나타납니다. $\text{IN7}-\text{OUT7}=1V$이면서, $\text{IN7}=0V$가 되었으니 $\text{OUT7}=-1V$입니다. 그러면서 이때의 전류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즉 0V인 GND에서 -1V인 OUT1으로 흐르게 됩니다. 언제까지요? 커패시터가 모두 방전되어 $\text{OUT7}=0V$ 될 때까지입니다. 여기에서 많이 헷갈리는 부분인데, 방전이 되었는데 $\text{OUT7}=0V$ 인가 하는 것이죠. $\text{IN7}-\text{OUT7}$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최초에 $\text{OUT7}=-1V$였던 것이 $\text{OUT7}=0V$까지 증가하고 $\text{IN7}-\text{OUT7}=0V$가 되는 것입니다. 직관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면 누구나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하게 생각한다면 금방 예측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그래프로 그리면 다음처럼 나오겠죠. 역시 파란색은 입력 전압의 변화, 분홍색은 전류의 변화, 초록색은 출력전압의 변화입니다.

커패시터와 저항의 위치를 바꾸니 다른 모양의 그래프가 나옵니다.


주파수 영역에서 해석을 하면 앞선 모델은 저역통과필터(LPF; Low Pass Filter)라고 불리는 동작이고, 바로 위의 모델은 고역통과필터(HPF; High Pass Filter)라고 불리는 동작입니다. 이것에 대하여 더 이야기하자면 주파수 영역에서의 해석, 시간 영역과 주파수 영역의 상호 전환 같은 것도 이야기하여야 하니, 이것에 대해서 더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 이야기의 범위에서 한참 벗아날 것 같습니다.

시상수(Time Constant)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항과 커패시터로 구성된 회로인 경우, 커패시터가 얼마나 빨리 충전되고 방전되느냐를 나타내는 상수로 $\tau=RC$로 표현이 됩니다. 커패시터 용량이 클수록 충방전에 걸리는 시간이 길고, 또 충방전을 위해서는 전류가 흘러야 하는데 저항값이 크면 전류가 작으니 충방전 시간이 길게 되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됩니다. 시상수는 시간이니까 단위는 초(second)가 되는데, 충전을 기준으로 한다면 약 63.2%까지 충전될 때까지의 시간입니다. 방전의 경우에는 약 36.7%까지 방전될 때까지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은 자연지수의 지수가 -1이 될 때까지의 시간, 즉 $e^{-1}$ 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나타내는데, 이렇게 되는 이유를 이야기하자면 수식을 풀어야 하니 그냥 약 60%까지 충전되는 시간으로 알고 있으면 되겠습니다. 즉, $1k\Omega$과 $1\mu F$으로 구성된 회로는 시상수가 1㎳이고, 60% 충전될 때까지 1㎳가 걸린다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충전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고 싶다면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2가지, 즉 저항과 커패시턴스 중 하나 또는 두 가지 모두를 증가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PWM을 아날로그 전압으로 변환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했던 포스트로 돌아가서 다시 살펴보십시오. 입력 PWM은 두 전압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저항과 커패시터의 충방전으로 아날로그 전압으로 변환되는 과정이 직관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두 전압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PWM 파형이 어떻게 아날로그 전압으로 바뀌는지 생각해 보세요.


커패시터의 충전과 방전 특성은 회로에서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이 됩니다. 회로에서의 잡음 억제에 사용되기도 하고, 신호의 지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실무를 경험한 사람조차도 커패시터의 성질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보자고 하면, 고주파는 통과시키고 저주파는 차단한다라는 밑도 끝도 없는 말을 하곤 합니다.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주파/고주파는 무엇의 저주파/고주파인지 밑도 끝도 없고, 왜 그렇게 되느냐 라는 되물음에는 그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립니다. 막연히 전원 안정화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전기에너지의 충전과 방전이라는 커패시터의 성질에 기본 한 것입니다. 모든 것은 기본기가 충실한 데에서 시작합니다. 기본에 충실하면 당장은 아닐 수 있겠지만, 수학적으로도 접근할 수가 있습니다. 기본이 없다면 수학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겪을 수 있습니다. 꼭 기본에 충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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