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는 회로도를 읽는 것을 위해 잠시 하던 이야기를 벗어나서 GND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계속해서 살펴보던 폐품 보조배터리팩(External Battery Pack)을 계속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조배터리팩 회로기판의 3.7V 전지가 연결되었다고 가정하고 3.7V를 인가했을 때, 5V를 출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일전에 만들어 두었던 LED 모듈을 연결을 해 보았습니다.
5V 전원으로 만들었던 LED 모듈을 켜면 약 160mA가 소모되었던 것 기억하시나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3.7V 전원을 보조배터리팩 회로를 통해서 공급했더니 약 310mA 소모가 되네요. 전압을 변환하는 것도 에너지 변환의 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에서 공급되는 전력(Power)과 LED에서 소모되는 전력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력(Power)은 단위 시간당 소모하는 에너지(Energy)라고 했던 것도 기억나시나요? 그래서 전력을 비교하는 것은 에너지를 비교하는 것과 같은 것이 됩니다.
공급전력 $P_{IN}=V_{IN}{\times}I_{IN}=3.7V{\times}0.31A\doteq1.15W$
소모전력 $P_{OUT}=V_{OUT}{\times}I_{OUT}=5V{\times}0.16A\doteq0.8W$
소모전력은 이전에 측정했던 값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소모되는 전력이 공급되는 전력보다 작지요? 전자공학에서도 여느 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에너지 보존 법칙이 적용이 됩니다. 나머지는 어디로 갔을까요? 나머지는 에너지를 변환하는 과정의 손실(Loss)이 됩니다. 열(Heat)이 되었든 에너지를 변환하기 위한 일을 했든 손실된 에너지를 제외하고 출력에서 사용되는 것입니다. 공급된 에너지와 비교하여 출력에서 얻어진 에너지의 비율을 효율(Efficiency)라고 합니다. 집에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효율이 높은 제품을 구매하여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같은 의미입니다. 우리 블랙박스의 효율은 $\frac{P_{OUT}}{P_{IN}}=1-\frac{P_{LOSS}}{P_{IN}}=\frac{0.8W}{1.15W}\doteq70\%$ 정도가 됩니다.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서 나머지 30%는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손실이 된 것이지요.
폐품 보조배터리팩에서 수명이 다한 전지는 떼어 버렸으니 새 전지를 붙여봅니다. 전에 있던 것과 같이 충전이 가능한 3.7V 리튬이온 전지(Li-Ion Battery)를 사용합니다.
일반 AA 전지처럼 생겼지만, 그보다 조금 큰 18650이라고 불리는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입니다. 원래 있던 것과 동일한 종류의 리튬이온 전지이지만, 모양과 용량만 다릅니다. 사진의 리튬이온 전지는 3000mAh 용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전지의 용량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것도 기억이 나지요? 사진은 태양전지 대신 5.5V를 연결해서 충전이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USB 5V를 연결해도 거의 동일합니다. 측정된 값을 기준으로 본다면 CC 충전(Constant Current Charging) 전류가 약 700mA 정도로 설계가 된 것 같습니다.
잠시 리튬이온 충전지의 충전에 대하여 이야기하자면, 리튬이온 충전지의 충전은 저전압으로부터 만충까지 일정한 전류로 충전을 하는 CC 충전(Constant Current) 구간과 일정한 전압으로 충전을 하는 CV 충전(Constant Voltage) 구간으로 나뉘게 됩니다. 리튬이온 충전지 하나는 사용하여 3.0~3.2V 정도가 되면 모두 방전된 것으로 보고, 만충이 되면 4.2V 정도가 됩니다. 다시 말하면, 방전된 리튬이온 충전지는 일정한 전류를 흘리면서 충전을 하는데 이 구간을 CC 충전 구간, 충전이 되면서 전지의 전압이 만충 전압에 가까워지면 충전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천천히 충전 전류를 줄여가면서 전류가 완전히 끊어질 때까지 충전이 계속되는데 이 구간을 CV 충전 구간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충전지의 충전 전류와 전압의 변화를 그래프로 그려 보면 다음에 나오는 그림처럼 됩니다. 리튬이온 충전지는 3.0V 미만으로 과방전 되었을 때는 Pre-charge라고 하여 약한 전류로 충전지의 전압이 3.0V 이상 될 때까지 천천히 충전하는 구간도 있습니다만, 여기에서는 더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CC 충전 구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3000mAh의 충전지를 처음부터 충전한다고 했을 때, 700mA의 CC 충전 전류로 충전하려면 약 5시간 정도 충전을 하게 되겠네요.
다만 태양전지만으로 충전을 하려면 700mA의 CC 충전 전류를 공급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장착되어 있던 태양전지의 사양을 알 수가 없어서 비슷한 크기의 태양전지의 사양을 보았더니 최대로 공급할 수 있는 전류가 아무리 높아도 150mA가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개방전압에 비해서 단락전류가 낮다는 것은 내부 등가 저항이 크다는 뚯이죠. 더욱이 이것은 강한 빛을 최대한으로 받았을 때 그런 것이니까 그것보다 더 적은 전류를 공급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충전용 전원에 전류 제한을 주었을 때에도 작은 전류로나마 충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최대 공급 가능한 전류가 60mA인 경우라면 3000mAh를 완충하는 데에는 50시간도 더 걸린다고 보아야겠네요. 그런데 빛의 세기에 따라서 공급 가능한 전류가 이보다 더 낮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만충까지 더 오래 걸리겠죠. 햇빛을 강하게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태양전지를 사용해서 만충하는 데에는 며칠이 걸리겠네요. 다음에 태양 전지로부터 효과적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방법도 다루어 볼 기회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폐품이 된 보조배터리 팩에 새 리튬이온 충전지만 연결을 해도 다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충전지의 모양이 달라지니까 케이스만 다시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충전지로부터 5V를 만들어 공급하는 회로이기 때문에 5V를 사용하는 새로운 회로를 붙여 활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는데, 다음 포스트에서는 정말로 폐품 보조배터리팩을 재활용하는 공작에 대해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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