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형 멀티미터/오실로스코프 사 봤습니다. (feat. FNIRSI 2C23T)

집에서 전자공작놀이를 하다 보면 오실로스코프가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대체로 오실로스코프는 실험실에서나 사용하는 비교적 큰돈을 들여야 장만할 수 있는 계측기이니까요. 그래서 취미로 전자공작을 하는 경우에는 기껏해야 멀티미터 정도 장만해서 사용하죠. 몇 천 원짜리 멀티미터도 있는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영 마음에 들지 않아요. 성능이 괜찮은 디지털 멀티미터는 최소 몇 만 원부터 몇 십만 원이니까요. 그렇다고 집에서 사용할 멀티미터정도를 몇 만 원 주고 장만하기는 망설여지고요. 그냥 아쉬운 대로 몇 천 원짜리 허접한 디지털 멀티미터나 아날로그 멀티미터를 사용하게 되죠.
그런데, 요즘 유튜브를 떠돌다 보니 멀티미터 겸 오실로스코프를 리뷰한 영상들이 많이 있네요. 그중에 2 채널 오실로스코프가 가능한 제품을 찾았더니 구매도 가능하네요. 그래서 질러 봤습니다. FNIRSI 2C23T. 제 용돈 거금 약 10만 원 들여서요. 절대 광고는 아닙니다. 그저 놀라워서 쓰는 글이니까요.
https://www.youtube.com/shorts/xY8cvvxtAhI

 

구매

재고를 운영하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 마치 수입해서 재고를 가지고 검수해서 배송해 주는 듯 써 놨지만, 거의 100% 구매대행이에요. 그냥 정직하게 “구매대행입니다”하고 쓰여 있는 몰에서 구매했어요. 알리애서 직구도 고민했었는데, 많이는 아니지만 잠깐 찾아보니 가격에 별 차이가 없더라고요. 그냥 내 포인트 쌓을 수 있는 쇼핑몰 찾아 구매했습니다.

박스 오픈

박스는 배송된 대로 그만그만.
 

영어가 포함된 매뉴얼이 들어 있습니다.
 

검사 합격증이네요. 아마 공정 시험 후에 박스에 넣은 것인 모양입니다.
 

본체는 위칸에, 본체 아래에 기본 액세서리가 있습니다.
 

고급 옵션에 포함된 액세서리는 별도 파우치에. 파우치?
 

멀티미터

멀티미터로 전압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이 기능은 일반 디지털 멀티미터랑 별반 차이가 없네요.

 

LED 정방향 전압 측정

경험상 그냥 저렴이 디지털 멀티미터는 정방향 바이어스 되었을 때, 켜지기는 하지만, 정방향전압 1V 이상은 측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ADC의 Dynamic Range가 일반 세라믹 다이오드만 고려해서 1V 이하로 해 놓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LED는 정방향 전압이 2V가 넘어가니 측정이 안 되나 봅니다.
그래서, 폐품 LED 조명에 붙어 있는 LED의 정방향 전압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정방향 바이어스일 때, 켜지는 것은 물론이고 전압도 측정이 되네요. 2.6V? 얼마나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대충 비슷한 거 같아요.

 

신호 발생기

고성능의 신호발생기는 아니지만 2 MHz까지는 발생이 가능한 모양이네요. 중파를 사용하는 AM 라디오 방송이 1 MHz 정도를 사용하니 그 정도 시험할 수 있는 신호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슈퍼헤테로다인 AM 라디오 공작을 할 때, 조정에 필요한 기준 입력을 만드는 것이 편리할 때가 있거든요.
내장된 신호 발생기의 신호를 오실로스코프의 시험용 신호로 사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별도의 기준신호 출력이 없어요.
 

오실로스코프

지인들의 평가나 전해 듣는 이야기가 저가의 디지털 오실로스코프나 PC에 연결하는 오실로스코프라고 광고하는 제품들은 성능이 거의 제대로 쓸 수 없는 수준이라고 들어서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놀랍네요. 일반 벤치탑 오실로스코프 흉내는 거의 다 내었고, 첫인상은 취미 공작에 시용하기엔 괜찮은 성능처럼 보입니다.
트리거 레벨 조정도 일반 오실로스코프와 동일하고요. 다만, 버튼이 일반 벤치탑 형태보다 제한적이다 보니 메뉴 찾기가 쉽지는 않네요.
 

마치면서

간략하게 박스 열자마자 제가 살펴본 내용을 주절주절 적어 보았습니다.
요즘 FPGA를 관심 있게 보고 있는데, 요즘 FPGA는 ADC나 DAC 같은 아날로그 프런트 엔드부터 고성능 CPU 코어까지 가지고 있네요. 제가 FPGA를 이용해서 설계했던 것이 상당히 세월이 흐른지라. (본의 아니게 연식 인증 ㅡ.,ㅡ;)
이 제품도 CPU와 FPGA를 이용해서 설계된 모양인데, 물론 요즘 반도체 부품들이 좋아진 탓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품이 인상적이네요. 우스갯소리로 마데전자 마데전자 했었는데, 마냥 그렇게만 부를 수는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