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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즐겁게/옆집아저씨의 소소한 집안일

시계나 리폼할까 - 시계 무브먼트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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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래된 시계가 있었습니다. 배터리가 모두 소모되었는지 섰네요. 뭐 프레임도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아니고 시계 숫자판 부분만 남겨 놓고 사용했던 것이지는 하지만요. 배터리를 교체하려고 보았더니 C 배터리입니다. 요즘 보통 많이 사용하는 것이 AA 또는 AAA인데, C 배터리를 또 사러 가려니 귀찮습니다. 다음번에도 또 귀찮겠지요. 그래서 AA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바꾸어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 사실 그렇게 되면 숫자판만 재활용하는 것입니다. 별 것도 아니에요.

이 시계를 어떻게 살려 볼까요?

뜯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시계의 무브먼트 부분이 상당히 크죠? 실리콘으로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칼로 실리콘 고정 부분을 잘라 내면 분리할 수 있습니다. 나사는 풀어 주면 그냥 열리네요.

왼쪽은 시계 바늘을 뺀 후, 오른쪽은 무브먼트와 시계 바늘 모두 제거한 후입니다

시계바늘은 보통 힘으로 빼면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앞쪽으로 힘을 주어서 똑바로 당기세요. 무브먼트는 숫자판에 너트로 고정되어 있으니 너트를 나사 풀리는 방향으로 돌리면 분리할 수 있습니다. 모두 분리하고 나면 프레임과 숫자판만 남습니다.

인터넷에서 산 시계 무브먼트

인터넷에서 시계 무브먼트를 사면 바늘과 함께 옵니다. 숫자판만 있으면 그대로 시계입니다.

"시계부품"이라고 구글링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결과가 나옵니다.

어디서 사는지는 굳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시계부품", "시계무브먼트"로 구글링만 해 봐도 어마어마하게 나옵니다. 대체로 1~2천 원도 안 되는 것들도 많아요. 오히려 배송비가 더 나온다고 할까요. 저도 배송비 아까워서 2개 샀는데, 하나는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로 이러고 있는 것입니다. 무브먼트를 구매할 때에는 무브먼트의 크기, 사용하는 배터리, 나사 부분의 길이 등등 모두 잘 고려해서 고르세요. 이전에 사용하던 시계바늘을 재활용할 것이라면 시계바늘 구멍의 내경도 잘 고려해 보세요. 무소음을 추천해 드립니다. 무소음이 아니면 째깍째깍 소리가 나서 거슬리는 경우가 많아요.

무브먼트를 숫자판에 너트로 고정합니다.

무브먼트를 너트로 고정하세요. 아무나 다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도구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무브먼트의 방향이 딱 맞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일정한 속도로 돌아가는 것뿐이기 때문에 방향이 좀 틀어진다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배터리 교체하거나 할 때에 무브먼트가 움직일 수 있으니 글루건이나 실리콘으로 무브먼트를 고정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늘을 끼우면 끝입니다. 저는 프레임을 꺼꾸로 사용했습니다.

바늘을 끼우면 끝입니다. 상관은 없지만 정확하게 정렬을 원한다면 12시 00분 00초로 바늘을 끼우면 바늘 위치가 잘 맞겠죠?
저는 시계를 벽에 걸어야 하기에 고민 고민하다가 프레임을 뒤집었습니다. 무브먼트가 뒤로 튀어나오니까요. 프레임을 뒤집으면 무브먼트가 안으로 쏙 들어가고 벽에 걸어도 걸리적거리지 않습니다. 물론 그래서 원래 있던 유리는 포기했습니다. 벽에 거실 것이라면 무브먼트를 벽에 걸리지 않게 어떻게 숨길 것인지 잘 고민해 보세요. 숫자판은 프레임에 목공 본드로 고정했습니다.

짜잔~♬

뒤 배경에 있는 숫자는 예전 시계용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하지만 이렇게 시계 걸고 보니 잘 어울리네요.

꼭 못 쓰는 시계가 있어야만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 쇼핑에도 나와 있지만 DIY라고 되어 있어요. 프레임만 잘 만드실 수 있으면 여러 재질로 시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공예에 소질이 있으시다면 더 예쁜 시계를 만들 수 있겠지요.

맺으면서...

제가 글을 포스팅을 하면서 이런 것은 잘 안 하는데, 이것을 하다가 보니까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몇 자 더 남겨 봅니다.
과거에는 시계가 아주 정밀한 기계부품이 많이 필요한 제품이었죠. 지금도 비싼 시계는 여전히 그렇기는 하지만. 배터리를 시계의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전에는 태엽을 감아서 사용했었구요. 당연히 고가였었습니다. 그래서 시계가 무슨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지요. 새로 이사를 하거나 개업을 하면 "축! 발전"이라고 씌어 있는 시계를 선물하기도 했었구요.
요즘에는 시계가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자제품화되고, 부품의 가공이 쉬워지고 대량 생산이 되면서 쉽게 이런 싼 시계 무브먼트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완제품 가격도 엄청나게 떨어졌구요. 물론 그렇다 보니 정말 정확한 시계는 더 귀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시계가 조금 빠르게 간다고, 조금 느리게 간다고 신경 쓰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지요.
물건을 사는 사람이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높은 품질의 제품도 결국에는 그저 그만 그만한 제품들과 가격으로 경쟁해야 하는 것이죠. 제품의 가치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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