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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즐겁게/옆집아저씨의 소소한 집안일

언더씽크 정수기 주기 교체 (feat. 파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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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 전에

광고 절대 아닙니다. 혹시나 자가 설치는 아니더라도 자가 주기 교체를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면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 쓰는 글입니다. 사실 저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냥 기사 아저씨 부르는 것이 나을까. 그런데 막상 해 보면 나사 잠그고 풀 줄 알면 다 하겠더라구요. 다만, 자기 스스로 작업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을 보고 용기를 내어 직접 해 보세요.
우리 집 작업을 할 때, 사진을 많이 못 남겼습니다.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사진 찍으려고 작업한 것이 아니라 작업하는 와중에 하나씩 사진을 남겼는데 사진으로 모두 남기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작업을 처갓집에 가서도 했는데 그때 사진을 섞어서 사용해서 사진 속의 작업이 한 군데에서 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배경이 달라 보이는 사진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 군데 모두 제가 직접 작업했으니 조작된 것은 아니에요.
 
보통은 매년 필터만 교체를 합니다. 하지만, 몇 년에 한 번은 정수기 부품 전체를 교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품이 노후되는 경우도 있고, 뒤에 이야기하겠지만, 일부 이상이 발생해서 교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설치한 지 3년 조금 넘은 것 같은데, 조금 일찍 교체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한 번씩 전체를 교체해 주어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작업의 시작

시작 전에 정수기에 연결된 수도 냉수 밸브 잠그는 것 잊으시면 안 됩니다. 물벼락 맞고 싶지 않다면요.

원래의 상태

원래 설치되어 있는 정수기의 모습입니다. 1차 필터와 2차 필터가 헤드에 나란히 매달려 있죠. 사용하는 사람도 모르게 필터가 돌아가는 것을 혹시 모를까 하여 스티커를 보통 붙이는데, 뭐 꼭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1차 필터를 통과한 물은 설거지 용도로, 2차 필터를 통과한 물은 음용수로 사용하게 됩니다. 두 필터 모두 나사 푸는 방향으로 90도 돌리면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필터가 고정되어 있는 헤드를 잡고 필터를 아래에서 위로 보았을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90도 돌리세요. 툭~ 하고 빠질 것입니다. 이때, 아래에 그릇 같은 것은 받치도록 하세요. 혹시라도 필터 내에 고여 있을 물이 흐를 수 있으니까요.
 

필터 제거 후의 모습

앞은 사진은 필터를 제거한 후의 모습입니다. 물이 아래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튄 자국도 보이지요? 주의해서 작업하세요. 
이제는 헤드를 내려야 합니다. 나사못이 박혀 있다면 아래쪽의 나사만 빼시면 됩니다. 위쪽의 나사못은 헤드를 걸기 위한 것이니까 제거하지 않으셔도 헤드를 내릴 수 있습니다. 아래쪽 나사못만 제거하고, 헤드를 살짝 들면 나사못으로부터 헤드를 벗길 수 있을 것입니다.
 

나사못을 분리하여 바닥에 내려 놓은 헤드

나사못으로부터 벗겨서 바닥에 내려놓은 헤드의 모습입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이 정도면 작업 반이 끝났다고 봐야죠.
 

구 헤드의 분리

걸려 있던 헤드를 분리할 수 있게 아래로 내렸으면 연결되어 있는 호스들을 분리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처음 보면 도무지 어떻게 분리할 수 있는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나사처럼 돌려서 분리하는 것 같지는 않구요. 함께 동봉되어 오는 설명서에도 딱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자가 설치, 자가 교체를 할 때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작업하다가 망가뜨리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죠. 기껏 돈 들여 샀는데, 설치도 못 해 보고 망가뜨리게 될까 봐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뭐 그럴 수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안 그러면 설치해 주러 오시는 기사분들이 설치비 받으면서 설치하러 다니실 이유가 없죠. 자가 설치, 자가 교체하려면 시행착오하면서 배우는 겁니다. 다만, 배우기 전에 시행착오의 평균 횟수가 1회 미만이냐 2~3회 되느냐에 따라서 작업 난이도가 되는 것이죠. 이런 글을 남기는 것은 읽는 분들이 시행착오를 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구요. 
 
각설하고, 호스 분리해 보겠습니다. 연결 부위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딱히 돌리거나 하게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연결 부위를 보면 빨간색 클립이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호스가 어떤 이유에서라도 풀림 위치가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연결 부위 커플러는 결합되고 나면 호스가 빠지지 않는데, 인위적이든 인위적이지 않든 어떤 이유에서라도 커플러를 누르면 호스가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호스를 분리한 사진을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것입니다. 빨간색 클립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호스 분리 과정: 안전 클립 제거 → 커플러 누르기 → 호스 당기기

다섯 번째 사진처럼 클립을 뺀 자리를 눌러야 호스를 당겼을 때, 호스가 빠집니다. 그냥 당기기만 해서는 빠지지 않아요. 빨간색 클립이 안전장치라고 한 것이 이해가 되시죠? 연속으로 이어 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호스 분리

호스를 모두 분리하고 나면 사용하던 헤드가 완전히 분리됩니다. 

호스와 헤드의 분리

 

파우셋(faucet)의 교체

풀 세트로 교체하기로 했으니 지금까지 사용한 파우셋도 새것으로 교체합시다. 파우셋이 수도꼭지란 소리지만 우리말로 수도꼭지라고 하면 일반 수도꼭지가 떠오르니 그냥 파우셋이라고 하지요.

파우셋 분리 전의 모습

싱크 보울 때문에 가려서 실제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은 카메라를 안으로 넣어서 찍은 것이니까 전체 모습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손으로 더듬어서 감으로 작업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진에 보면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에 빨간 색 클립이 보일 것입니다. 다른 커플러에 있는 것보다 작지만 같은 모양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제거합니다. 그리고, 위로 살짝 올렸다가 호스 윗부분 커플러를 꼭 누르고 당기면 호스가 분리가 됩니다. 힘을 많이 들여야 분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 빠지지 않는다면 다시 잘 눌러보세요. 
호스가 분리되면 흰색 화살표로 표시된 너트를 풀어 줍니다. 작은 스패너로 살짝 돌려주고 손으로 남은 부분 돌리면 됩니다. 너무 큰 스패너를 사용하면 돌릴 수가 없으니 작은 것을 사용하세요. 너트를 제거하고 나면 그냥 위아래로 파우셋이 빠집니다.
 
그리고, 헌 파우셋을 분리한 자리에 새 파우셋을 똑같은 방법으로 조립하시면 됩니다. 신규 설치가 아니라 교체이기 때문이 이미 설치에 필요한 구멍이 다 있는 것이니 재설치는 어렵지 않습니다.
 

새 헤드의 설치

새 헤드의 준비: 1 - 수도 인입구, 2 - 세척수 토출구, 3 - 음용수 토출구

새로 구입한 헤드를 준비합니다. 이미 설치되었던 것을 살펴보았으니 그대로 똑같이 연결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정수기는 필터가 1차 필터와 2차 필터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토출구가 2개입니다. 사진에서 1번으로 표시된 부분이 수돗물의 인입구이기 때문에, 상수도 쪽으로 연결을 해 주시면 됩니다. 2번 부분은 1차 필터만을 거쳐 세척수로 사용되는 물이 나오는 곳이고, 싱크대의 수전으로 연결을 합니다. 3번 부분이 음용수가 나오는 곳이고, 잘 아시겠지만, 좀 전에 설치한 파우셋으로 나가는 물이 나오는 곳입니다. 
 
헤드에서부터 연결해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들, 다시 말해서 파우셋에 호스 연결, 상수도에 호스 연결, 수전에 호스 연결을 먼저 하고, 헤드에 연결될 부분만 남겨 놓으세요. 그래야 작업이 수월합니다. 호스까지 교체하기로 결정을 하신 경우라면 이 호스들 아끼지 말고 길이를 넉넉하게 재단해서 연결하세요. 분리할 때처럼 헤드를 땅에 내려놓을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어야 수월합니다. 남으면 또 자르면 되지만, 모자라면 낭패입니다. 
 
결합은 분리의 반대로 합니다. 호스를 연결할 때에는 호스가 끝까지 밀려 들어간 느낌이 날 때까지 밀어 넣습니다. 밀어 넣을 때, 중간에 무엇인가 한 번 걸렸다고 쭉 밀려 들어가 더 이상 들어가지 않으면 다 들어간 것입니다. 호스 밀어 넣을 때는 커플러 누르지 않고 합니다. 누르지 않아도 됩니다. 호스가 끝까지 밀려들어갔다면 호스를 그냥 당겨도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호스를 살짝 당기면 커플러에 공간이 생길 것입니다. 이곳에 클립을 밀어 넣어서 커플러가 눌리지 않도록 하세요. 
 

호스의 결합. 다른 부분도 동일합니다.

클립은 넉넉하게 동봉되어서 오네요.

호스의 결합

 

헤드에 호스가 모두 연결되었습니다.

 

헤드의 고정

이젠 헤드의 자리를 잡아 줍니다. 원래 있던 위치를 옮기는 것이 아니고 있던 자리에 재설치하는 것이라면 별 문제없을 것입니다. 다만 호스가 막 유연해서 잘 구부러지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호스 위치를 잡으면서 헤드를 위치시키세요. 호스의 길이가 넉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호스가 너무 짧으면 이 단계에서 위치 잡기가 수월치 않습니다. 

헤드의 고정

두 집에 교체를 해서 사진이 두 장입니다. 두 집 모두 원래 있던 자리에 재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호스만 잘 정리되면 어렵지 않습니다. 
 

작업 마무리

헤드까지 포함하는 전체 정수기를 모두 교체하는 분이라면 이미 필터는 4~5회 정도 교체해 보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젠 새 필터를 결합해 주면 됩니다. 필터 결합은 분리할 때와 반대로 하면 되고 어려운 것도 아니니 사진은 생략할게요. 
이젠 하나씩 밸브를 열어 보면서 혹시라도 물이 새는 곳은 없는지 확인을 합니다. 

물을 틀어 봅니다.

처음 설치한 후에는 필터의 세척을 위해서 물을 흘려주어야 하니까 그동안 이렇게 물을 틀어 놓고 이음새마다 물은 새지 않는지 관찰합니다. 하루 이틀은 자주 관찰을 하시는 것이 좋아요.
 

이것은 무엇인가 - 감압 밸브

감압 밸브

전체 부품을 한 세트로 구매를 하면 이런 것도 옵니다. 감압 밸브라는 것인데, 너무 강한 수압이 정수기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수압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수도 인입구 전에 설치를 합니다.
저 위의 헤드 사진에서 1번에 연결하기 전에 설치되는 것입니다. 감압밸브 표면을 가만히 보면 화살표가 있습니다. 이 화살표가 물이 흐르는 방향입니다. 그래서, 이 화살표의 끝부분이 1번 인입구를 향하도록 설치합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왼쪽이 헤드의 수도 인입구 쪽이 됩니다. 
 
그런데, 이 밸브는 꼭 필요한 것인가.
앞서 말했지만, 이 밸브의 역할은 수압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압이 낮은 가구라면 이 밸브를 연결하면 정수기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때는 감압밸브 제거하고 수도를 인입구에 감압밸브 없이 직접 연결하면 됩니다. 
설명서에는 구체적으로 수압의 수치까지 언급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그것 어찌 알까요? 그저 시행착오로 새 정수기를 설치했는데, 물이 신통치 않게 나온다면 제거해 보도록 하세요. 대체로 보니 아파트 10층 이상 가구라면 사용하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 
 

마치면서

무엇이든 그렇지만 시작하기 전엔 망설여집니다. 이걸 직접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다가 사용도 못 해 보고 망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구요. 아마 이런 생각이 자가 작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입니다. 몇 푼 아끼려다가 더 큰돈 든다 뭐 이런 거죠.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그렇게 난이도가 높지는 않군요. 평균 시행착오 0.5회 미만이라고 하죠. 작업도 우리 집에서 한 번 해 보고, 처갓집 것을 작업해 보니 처갓집에서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작업은 아니라는 뜻이죠. 첫 설치는 기사분 오셔서 해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리도 잡고, 싱크대에 구멍도 뚫어야 하고. 한 번 이렇게 자리 잡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자가 작업도 쉽습니다. 주기 교체는 직접 작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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